100살의 반의 반
sangjun
·2024. 12. 31. 21:39
2024년 마지막 날 하반기 정리 시작.
이제는 블로그에 테크니컬적인 것보다는 자아성찰과 나중에 추억 되새김 용으로 재밌는 이벤트들을 적어고자 한다.
하반기에 있었던 일들을 지금 생각하려니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해진다
미국 여행(8월)
미국에 갈 일이 있어서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10일정도 다녀왔다.
LA에서 할리우드, 그리피스 천문대, 산타모니카, 교회, 유니버셜 스튜디오, LA 다저스 경기장, LAX공항쪽을 다녀왔다.
LAS(라스베가스)에서 BlackHat, 배틀봇, 고든렘지버거, 데프콘 CTF 등을 했다.
USA를 완전히 느끼기 위해서 관광지보다는 최대한 로컬에 있는 식당과 볼 것들을 찾아다니기 위해 노력했다
미국 가서 깨달은 것은 USA 초등학생보다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앉아 있는 동안 옆에 딩초가 앉아있었다. 그래서 MZ들은 뭐하고 사나 궁금하여 잠깐 얘기하는 것을 들어봤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나에게 상처만 남겼다. 왜냐하면 나는 딩초가 말하는 내용도 전혀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인 초등학생은 횟수로는 영어공부 약 20년차인 나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보안 컨퍼런스인 BlackHat에 갔다온 것이다.
수준 높은 보안 컨퍼런스인 만큼 좋은 호텔에서 열렸고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방문했다.
티켓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300만원이상 하는 티켓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아 세션 룸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다.
(알고보니 학생은 ScholarShip을 통해 무료 티켓을 미리 신청할 수 있었다, Blackhat을 티켓없이 일부로 간 것은 아니고 해당 호텔에서 미팅할 사람이 있어 겸사겸사 구경했다)
기억 나는 것으로는 RedHat 모자 굿즈, BlackHat 가방 등이 기억이 난다.
한 명의 지인 분과 복도를 돌아다니며 BlackHat을 느꼈다.
티켓 목걸이를 걸고 있지 않아 관리자를 만날 때마다 소명을 해야했다. 이 때가 스릴 넘치고 진짜 재밌었다.
돈을 많이 쓴 것이 눈에 보였던 것 중 하나는 세션 룸 복도에 과자, 과일들을 많이 가져다 놓고 굿즈도 많이 뿌리는 것 같았다.
요약하자면 BlackHat은 부자 컨퍼런스가 확실하다. 컨퍼런스에 돈과 정성을 많이 쏟은게 눈에 보였다.
작년에 Blackhat USA CFP를 제출하고 떨어졌지만 그래도 좋은 기회로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 Speaker로 선정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을 것 같다.
그래도 항상 유투브에서만 보던 컨퍼런스를 직접 들어가본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다.
MSRC Meeting(8월)
BlackHat이 열리는 호텔에 간 이유는 Microsoft Security Research Center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30분 동안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재밌을 것 같아 지인 한 분과 같이 다녀왔다.
미팅 장소는 펍/술집 느낌이었다.
갔을 때 외국인 2명이 우리를 반겨주었고, 다른 테이블에 다른 사람들도 많이 왔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마소 인턴십 또는 취업 관련해서 물어보러 온 것으로 예상됐다.
그래서 우릴 반겨주던 2명도 그런 쪽으로 준비한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MS에서 외부에서 작성한 버그 리포트를 어떻게 처리하고 어떤 프로세스로 처리되는 지 등을 물어봤다. 예상과 다른 토픽을 자꾸 물어보니 아예 윈도우 담당자를 모셔왔다.ㅋㅋㅋㅋ
그래서 인도인처럼 보이는 윈도우 취약점 담당자와 긴 시간동안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모셔온 사람은 Rohit Mothe다. 아래 유투브 영상에서 왼편에 있는 의문의 인도인(?)이다.
저 분이 말하기를 윈도우 버그 리포트 담당팀은 약 20명 이내이고 직접 manual하게 버그 리포트를 보고 버그도 직접 재현해본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 중 하나는 퍼징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인턴 한 명이 Syzkaller를 Windows로 포팅해 Streaming service에서 취약점 4개를 찾았다는 것이다. 이것들을 인턴기간 3개월 안에 전부 해냈다고 한다.
나도 Syzkaller코드를 읽어본 적이 있는데 말이 안되는 정도이다. 왜냐하면 Syzkaller는 다른 Fuzzer에 비해 코드량이 상당히 커서 난해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3개월 안에 Windows로 포팅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건 진짜 말이 안되는 엔지니어링 스킬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농담반 진심 반으로 MS티셔츠 좀 달라고 했지만, 저녁에 열리는 VIP Party초대권을 줬다. 거기 가면 받을 수 있었으려나..
마소 티샤쓰 정말 받고 싶었다..
룩백(10월)
중간고수가 끝날 때쯤 "메가박스"에서만 상영하는 1시간짜리 룩백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1시간짜리 영화는 처음이라 진짜 별 기대없이 킬링타임용으로 영화관에 앉았다.
오프닝조차 B급영화 느낌으로 시작하여 별 기대없이 계속 봤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지금까지 봤던 명작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인소맨 작가가 그린 애니메이션인데 재개봉 되면 다시 보러 갈 의향 있다.
만화버전도 보고싶어 룩백 만화책까지 구매했다.
후지노...쿄모토...
일본 여행(11월)
11월에는 일본에 Code Blue라는 보안 컨퍼런스에 발표하러 갔다.
가기 전날 저녁 9시까지 랩실에서 코스웍 준비와 연구 관련된 논문을 읽었다. 그리고 대전에서 서울집으로 가서 4시간 누워있다가 바로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혓바늘도 나고 컨디션은 말이 안됐다.
다행히 발표는 컨퍼런스 마지막 날에 해서 회복할 시간이 조금 있었다.
일본 가서는 발표 준비 및 연습 하느라 정말 제대로 놀러가지도 못했다.
일본 여행이라고는 써놨는데 비즈니스 트립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컨퍼런스 발표 하는 것을 몇 년전부터 하고 싶어왔기 때문에 발표 5분 전 대기할 때 떨리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발표할 때는 맨 앞줄에 평가자처럼 보이는 분이 앉아서 이것저것 기록하고 있어서 긴장했다.
그래서 발표할 때는 사람들과 아이컨텍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는 평가자분이 좋게 봐주셨는지 외화벌이 쏠쏠하게 Get했다.
Yoshi Yoshi~~~
비하인드 썰로는 Closing전까지 Scholarship을 주는 지 몰라서 호텔에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디스코드나 따로 DM을 온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방예의지국에서 마무리까지 잘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에 참여했다.
Closing을 보고 있는 와중에 관계자가 너네 팀은 저기 정해진 자리로 가야된다고 해서 갔다.
알고보니 Scholarship을 주기 위해 대기석에 가야했던 것이다.
이름 부르면서 시상식 타임까지 있었어서, 노쇼했으면 대참사 났을 것이다..지금 생각해도 closing때까지 남아있길 잘한 것 같다.
Code Blue에 예상 외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또는 인텔리젼스 쪽 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해킹 쪽으로 Gosu들도 몇 분 오셨는데 그 분들과 토크토크를 할 수 있는 좋은 시간 보냈다.
애프터 파티에서는 처음보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애프터 파티는 우연히 2차 애프터파티도 갔는데, 기가 많이 빨렸다.
그래서 새벽에 호텔 앞에 있는 소바 집에 야식까지 재밌게 즐기다 왔다.
마지막 한국 귀국하는 날까지 Gosu분과 일본 지하철까지 토크토크하는 재밌는 시간 보내며 귀가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기름 소바를 꼭 먹어야 한다.
아부라소바. 기름 소바 메모 무.조.건.
일본가서 3일 내내 이것만 먹었다.
새벽 1시까지 웨이팅 있는 음식점은 처음 봤다.
놀고와서 호텔 옆 기름 소바 먹을 때 그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기름 소바 덕분에 무사히 일본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https://fastcho.tistory.com/835
전지 훈련(12월)
기말고사가 끝난 후 우리 연구실은 전지 훈련을 갔다. 아니. 학회를 갔다.
대전->여수로 갔다.
전지훈련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 때의 삼성 헬스가 대변해준다
전지훈련에서 Challenge적인 요소는 2박 3일 일정 중 새벽 6시에 일출을 보러 가는 일정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Health Keeper라는 보직을 맡고 있어 이틀 모두 일출을 봤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높은 곳을 가야한다 -> 산을 등반해야한다.
산에는 묘지가 많아 심리적으로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밤에는 산에 음기가 강해서 가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그리고 파묘에서 보던 이름 없는 무덤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 기말고사와 연구를 병행해왔던 라이프를 환기해줄 수 있는 딱 적절한 활동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전지 훈련이 웃기기도 하고 재밌었다
전지훈련을 마친 후 독감에 걸려서 연말에는 며칠동안 이렇게 고냥이와 누워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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